도블리가 만2세쯤 이야기다.
집에서 잘 놀고 있었는데 도블리가 손을 엄마보라며 쑥 내밀었다.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ㄱ'자로 꺾여있었다. 웃으면서 내미는거보니 아프진 않은 것 같은데, 내가 살짝 힘들 주며 눌렀는데도 'ㄱ'자 그대로 있는 손을 보고는 도블리한테 티는 안 냈지만 많이 당황했었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 도블리 손가락을 힘주어 눌러보았다. 딱 소리가 나면서 손가락이 펴졌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거나 물건을 집어드는데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아프지도 않다 했다. 그러고 도블리가 다시 손가락을 툭 누르더니 다시 'ㄱ' 자로 엄지손가락이 꺾인채로 그대로 있었다. 몇 번 해보더니 재미가 있는지 계속 하길래 다른데로 시선을 돌렸다.
다음날 외래 진료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어린이 정형외과에 진료 예약을 했다.
직장에도 사정을 얘기하고 연차를 갑작스럽게 썼다. 어린이집에도 도블리의 증상을 얘기를 하고 연차를 썼으니 하원 일찍 하겠다 전달을 했다.
엄마가 일찍와서 마냥 좋다고 하는 도블리를 안고서 정형외과로 향하는 택시를 탔다. 바쁜 남편을 대신에 친정 엄마가 같이 오셔서 같이 택시에 탔다. 마음 속이 복잡해졌다.
병원에 도착해서 친정 엄마가 접수대에서 접수를 해주고 같이 대기를 하다가 원장님을 만나고 왔다. x-ray랑 초음파를 처방받고 검사실로 향했다. 겨울이라 입고 있던 외투랑 짐을 다 친정엄마한테 맡기고는 울고불고 하는 도블리를 붙잡고 검사를 진행했다. 나도 울고싶었다.
도블리는 소아 방아쇠 수지증후군이라 했다.
그 병원의 의사선생님 설명으로는 손가락의 힘줄이 두꺼워지면서 힘줄이 이동하는 터널이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힘줄이 부드럽게 미끄러지지 않아 걸리는 증상이라고 하셨다. 수술은 당장 안 하고 지켜봐도 되지만, 계속 손만 신경쓰면 아이도 더 손가락에 신경을 쓰고 자주 만질 수 있으니 최대한 신경쓰지말고 지내보라 하셨다.
그러고 시간이 지나 도블리가 엄지손가락이 걸리는 일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1년이 지나자 이젠 더이상 그 손가락을 보진 못 했다. 그냥 저절로 괜찮아졌나 보다 싶었다. 그리고 2년이 다 와가는 지금, 최근에 도윤이가 손가락을 보여줬다. 'ㄱ'자 엄지 손가락이었다. 아... 아직 다 나은게 아니구나.
앞으로도 꾸준히 관찰을 해야겠다.
'유아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취학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 (0) | 2025.02.04 |
---|---|
도블리맘 일기] 아들(47개월) 고추에 혹? 물집? (0) | 2024.11.01 |
도블리맘 일기] 45개월 17일 (1) | 2024.09.12 |
도블리맘 일기] 45개월 15일 (6) | 2024.09.10 |
도블리 옛날이야기] 셔더링어택 vs 영아영축 (3) | 2024.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