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도블리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키러 부지런히 걸어갔다. 아직 더운 여름날이라 금방 옷이 땀으로 젖었다. 어서 집에 가서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도블리는 어린이집 앞에 있는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하였다.
그래, 조금만 놀다가 들어가지.
하고 놀이터에 도착하였다. 도블리는 애착인형인 코끼리인형을 앉고 그네를 타고 싶어했다. 코끼리인형도 그네를 타고 싶어한다 하였다. 같이 타면 위험해서 안 된다. 코끼리인형은 엄마한테 줘야된다. 얘기를 했지만 도블리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도블리는 코끼리 인형을 앉고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고 좀 지났을까, 코끼리인형을 안고 앞으로 콩 떨어져서 이마와 왼쪽 얼굴이 땅에 닿았다. 다행히 피가 나거나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이마에 멍이 들고 왼쪽 얼굴에 살짝 점 같은 피멍들이 들었다.
어휴... 그러길래 엄마가 위험하다고 하지말랬잖아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입 밖으로는 내지 않았다. 한숨 내쉬고는, 우는 도블리를 다독이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그래도 다행히 많이 안 다쳤네. 엄마가 위험해서 코끼리랑 같이 그네타지 말라고 한거야. 어디 다시 한 번 볼까? 아파서 우는거야, 놀래서 우는거야? 그래 놀래서 우는거구나. 많이 놀랬겠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도블리가 우는 소리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한 번만 더 그네를 타고 간다고 했다.
자, 도블리 코끼리 인형은 엄마 주고!
라며 도블리한테 코끼리 인형을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도블리는 이번에는 잘 할 수 있다며 코끼리 인형을 안고서는 전보다는 천천히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날 보고 씩 웃었다.
하아... 다시 한 번 숨을 내쉬고 얘기했다.
도블리야, 아까 그래서 다쳤잖아. 코끼리 인형은 엄마한테 주고 타는거야.
하지만 도블리는 다시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코끼리 인형과는 같이 놀이터에서 놀 수 없다고, 집에 가자며 놀이터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도블리도 떼를 살짝 부리려다가 날 따라 나왔다.
육아는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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